김초엽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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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WNEWS 2019-09-09

▲ 문모근 시인/본지 편집위원     ©UWNEWS

재미있는 책이다. 김초엽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속에 7개의 단편소설이 가지고 있는 내용은 모두 다른 세계이면서 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그런데, 그런데 소설을 하나씩 읽어 나갈 때마다 드러나지 않는 어떤 필름이 한 장 씩 더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게 뭘까. 소설을 모두 읽고 잠시 쉬면서 생각을 했다. 그게 뭐지? 이게 뭐지? 질문을 던지고 난 뒤 책꽂이에 꽂혀 있는 수많은 책을 돌아보았다. 

 

한 권 한 권의 책마다 페이지마다 다른 이미지와 사연, 내용으로 무장한 것들이 들어 있을 것인데 김초엽의 소설에 들어 있을 것과 같은 기초와 저변은 무엇일까. 

 

다시 줄 쳐 놓은 부분을 위주로 빠르게 훝어 보았다.

 

조금, 아주 조금 잡히는 게 있었다. 이거였구나. SF를 도구로 만들어진 영화, 혹은 소설에서는 판타지 위주의 상상속 허구를 주로 다룬 것에 비해 이 소설집은 우주와 인간의 접점을 인간의 기준으로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으로 지구에서 살면서 겪는 희노애락과 생로병사가 우주의 어느 별 어느 생명체에게도 분명하게 존재할 것이라는 작가의 상상력은 이 소설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증명하고 있다.

 

 

어린 시절 밤하늘의 수많은 별을 보면서 막연하게 상상하던 소박한 꿈을 확장하여 우주생명체 ‘루이’를 만나는 과정과 교감하는 과정, 그리고 그들을 어떤 정체로 규정하지 않고 ‘무리인’으로 칭하는 ‘도전’(누구도 우주생명체를 ‘무리인’이라고 표현하거나 지칭한 적은 없음)조차 생경하면서 반가운 것이다.

 

생화학을 전공한 사람이 머나 먼 우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소설의 전체적 구성과 내용은 아직 세련되지 못해서 세밀하지 못하고 섬세하지 못하며 거칠다는 지적도 있을 수가 있다. 그래서 약관의 나이에 이 정도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오로지 놀랄 뿐이다.

 

조금 더 보탠다면 작품 곳곳에서 드러나는 인간적인 아픔과 고통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하는 것이다. 

 

조금만 깊게 들여다보면 작품 여기저기에서 나뒹굴며 들이받고 상처를 드러내고 있는 소설 속 주인공을 쉽게 맞이할 수 있다. 

 

그 짙은 외로움과 깊은 고독은 누구를 향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그런 것들이 오롯이 갈무리되어 다음 작품에 어떻게 적용하고 투영되고 모습을 드러낼지 사뭇 궁금해진다. 

기사입력 : 20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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